며칠 전 MBC 계열사에 다니는 동네 친구로부터 책 한 권을 소개 받았습니다.
“지중해 부자”라는 책인데…
처음 제목만 들어서는 다단계 느낌도 나고 해서 일단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었습니다.
다행히 의외로 괜찮은 재테크 책이었습니다.
생뚱맞지만 인상 깊은 대목이 한 꼭지 있어 소개할까 합니다.
최근 자꾸 바뀌는 입시제도에 대한 복잡한 심경들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나름의 유불리도 있고 자녀들의 상황도 각기 다르겠습니다만, 대학을 이해하는데는 도움이 될만한 글입니다.
대학도 ‘어떤 인재를 많이 뽑아야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습니다.
(참고로 저도 대학에 재직한지 8년 정도 되었습니다.)
입시제도에 이러한 요구들이 반영될 수 밖에 없구요.
결국 합불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 건 대학 아니겠습니까?
“좋은 주식이란 어떤 주식인가?”
그가 머뭇거리면서 대답을 못 하자 A씨가 다시 말했다.
“학교에 학생 1,000명이 있다. 이 중에는 공부 잘하는 학생도 있고 못하는 학생도 있을 것이다. 학생들의 평가는 시험을 통해 내려 진다. 주식으로 따진다면 학생의 성적에 따라 주가가 매겨지는 것이다. 학생이 주식이라면 당신은 어떤 학생에게 투자할 것인가?”
그는 당연히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고 대답했다.
“지금 공부 잘하는 학생이 앞으로도 잘할 것이라는 예상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좋은 대학에 갈 것이고 좋은 회사에 취직할 것이기 때문에 그 학생의 주가는 이미 많이 올라 있다. 다른 학생에 비해 안전하긴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그럼 공부 못하는 학생에게 투자를 해야 하나요?”
“공부 못하는 학생은 주가가 싸긴 하지만 앞으로 성장보다는 상장 폐지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위험한 투자가 돼 버린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A씨를 바라보았다. A씨는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학생들을 가만히 지켜보면 공부는 못하지만 뭔가에 열중하는 학생이 있고, 또 인간관계가 좋아서 친구가 많은 학생도 있다. 뭔가에 열중하는 학생이라면 어떤 분야에 일인자가 될 가능성이 높고, 친구가 많은 학생은 장사나 비즈니스를 누구보다도 잘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은 성적으로 모든 걸 평가하기에 주가는 턱없이 싸지만 앞으로 성장할 확률은 누구보다 높은 셈이다. 이런 학생과 같은 주식이 내가 원하는 좋은 주식이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그런 회사를 골라내는 게 우리의 투자 방식이다.” (지중해 부자, p.122~126 중에서)